Feb 6, 2011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С-М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김 우 중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나의 학창 시절은 가난했다. 나만이 아니라 그 시대 모든 사람이 대체로

가난했다. 그때는 우리 나라의 1인당GNP라고 하는 것이 고작 50달러 정

도였다. 5천 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오늘날과 비교해 보면, 그 때의 우리의 생활

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야 요즈음도

있지만, 그 때는 정말 다들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 때 우리 집은 장충동에 있었는데 학교가 있는 신촌에서부터 장충동까

지 늘 걸어 다녀야 했다. 항상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지만 그 시절 내게는

꿈이 있었다. 늦게까지 책을 보다가 한밤중에 학교 도서관을 나설 때, 또는

그 먼 통학길을 걷다가 문득 밤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내 좁은 가슴을

가득 채우던 그 뿌듯함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때는 세계가 내 것만 같았다. 아니 그 때의 기분은 우주라도 싸안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무엇이건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불가능한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늘 가난했지만 나는 한 번도 그것 때문에 풀이 죽어 본 적이 없었다. 내

게는 무엇보다도 값진 젊음이 있었고, 그 젊음의 상표나 다름없는 원대한

꿈이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도대체 풀이 죽을 이유가 없었다.

쩖은 시절에 반드시 가져야 할 소중한 것 중에 꿈처럼 값진 것은 없다.

아무리 가난하다 하더라도 커다란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결코 가난한 것

이 아니다. 그는 그가 가지고 있는 꿈의 크기만큼 부자이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도 가슴 속을 뿌듯하게 만드는 그 꿈 하나 때문에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는 때가 젊은 시절이다.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꿈은 환경을 바꾸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꿈이 있는 사람, 꿈

을 키우는 사회, 꿈을 공유하는 민족은 세계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세

계를 움직이는 인물 가운데 꿈이 없는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이 있을까? 젊

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이끄는 힘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까? 미국은 200년밖에 안 된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이지

만 지금 세계사의 방향을 좌우하고 있다. 그 원동력이 원대한 꿈을 심어 주

었던 초기의 프론티어 정신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젊은이는 꿈으로 충만한 세대이다. 그 꿈 때문에 젊음은 더욱 빛나고, 그

꿈이 있어서 젊음은 한층 소중한 것이다. 꿈을 꾸지 않는 젊음은 젊음이 아

니다. 왜냐하면 꿈은 젊음의 내용이고, 핵심이고, 젊음 그 자체이기 때문이

다. 젊은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당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의 젊은 세대는 어쩐지 미래에 대한 꿈을 꾸지 않는다는 소리

가 들려 온다. 간혹 꿈을 갖는다 하더라도 그 꿈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들려 온다. 나는 이러한 소문이 거짓말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그런 젊은이가 있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개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그가 맡아야 할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도 그렇다.

꿈이 그 사람을 결정하는 수가 많다. 그 사람의 성격, 직업 그리고 운명

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꿈은 항해하는 배의 키와 같다. 키는

매우 작고 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배의 항로를 결정

하는 것은 그 보이지 않는 작은 키이다. 그러므로 꿈이 없는 인생은, 키가

없는 배와 같다. 키가 없는 배를 상상해 보라. 키가 없는 배가 방향을 못

잡고 표류하고 말듯이 꿈이 없는 인생도 마찬가지로 목적을 잃고 휘청거리

다가 좌초하고 말 것이다.


잘못된 꿈을 가진 사람의 인생 또한 꿈이 없는 사람의 인생만큼이나 위험

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개인적 안락과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꿈만을 가진 사

람 또한 전혀 꿈을 갖지 못한 사람의 인생만큼 딱하게 느껴진다. 그런 사람

은 젊음이 갖고 있는 소중한 재산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여러분은 꿈잉 있는가? 있다면, 여러분이 가진 그 꿈은 무엇인가? 여러분

의 책상 앞에, 또는 여러분의 머리 속에 뚜렷하게 박힌 꿈이 있는가? 그 꿈

은 무슨 꿈인가? 그 꿈을 살찌우며 키워 나가기 바란다. 꿈은 키와 같아서

그 꿈이 지향하는 방향을 향해 여러분의 인생의 배가 나아갈 것이므로.

자본금 500만 원과 직원 다섯 사람으로 맨 처음 대우 실업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을 때 나에게는 큰 꿈이 있었다. 그것은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의 발

전에 이바지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비록 허름한 건물의 한쪽 귀퉁이를 월세

로 얻어 사무실을 차렸지만 항해를 시작하는 나의 꿈은 우주 전체보다도 크

고 원대한 것이었다.


그 꿈이 현실화되어 회사는 무럭무럭 자라났고 회사를 세운 지 10년만에

나는 드디어 당시 우리 나라에서 제일 큰 빌딩을 갖게 되었다. 지금 서울역

앞에 있는 대우 센터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대우 센터를 지었을 때,

나는 처음에는 몹시 후회스러웠다. 그 돈으로 공장을 지었으면 많은 상품을

생산해 낼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나라의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기업이 부동산에다 투자

한다는 비난을 받을까 우려되는 측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곧 나의 생각을 고쳐 먹고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나의

꿈은 그 건물 전체에다가 우리 회사의 직원들을 가득 채울 수 있도록 대우

를 키우는 것이었다. 당시는 그 일이 까마득한 일로 느껴졌었다. 그러나 그

꿈은 채 5년이 지나지 않아서 이루어졌다. 지금 대우의 가족은 10만 명이

넘는다. 그 인원이 모두 들어가서 근무하자면 대우 센터 같은 건물이 셋은

필요할 것이다.


이제 나에게는 다른 꿈이 있다. 그것은 내 생전에 반드시 세계에서 으뜸

가는 품질의 상품을 만들고 말겠다는 것이다. 대우를 지금까지 발전시켜 오

면서 나는 세계 기록을 여럿 세웠다. 대우 조선소의 도크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부산의 봉제 공장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이다. 섬유 판매량도 세계 최

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세계에서 으뜸

가는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꿈을 꾸고 있다. 어떤 제품이든 상관없다. 한 가

지 제품을 택하여 세계어디에서나 알아 주는 물건을 기어코 만들고 말겠다.

가령 만년필 하면 '파카', 카메라 하면 '니콘' 하듯이 적어도 그 제품만은

김우중이 만든 것이 으뜸이라고 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나의 꿈이다. 물론

이 꿈을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훌륭한 후계자를 키워 대우라는

큰 덩어리를 물려 주고 난 후의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의 더 큰 꿈은 따로 있다. 존경받는 기업인으로서 김우중이라는

이름이 기억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다. 나는 부자라거나 돈을 많이 번

사람이라는 정도의 칭찬을 듣고 싶지가 않다.


우리 나라의 기업인들은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해 왔다. 존경은 고사하고

오히려 지탄과 경원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거기에는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농 공상의 뿌리깊은 유교 전통 탓도 있을 것이

고, 지나치게 부의 축적에만 연연하여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 온 그 동안

의 몇몇 기업가의 행태에도 책임의 일단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기업인이라

고 해서 교수나 예술가들처럼 존경을 받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나는 부자로서가 아니라 훌륭한 전문 경영인으로서 기억되길 바라고 있으

며, 나의 마지막 꿈은 기업인도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 꿈의

실현을 위해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여러분은 지금 꿈을 꾸는가? 어떤 꿈을 갖고 있는가? 꿈이 없는 젊음은

젊음이 아니다. 젊음은 꿈이 있어서 소중한 것이다. 아니, 젊음은 꿈이 있

어서 젊음인 것이다. 역사는 꿈꾸는 사람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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