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2, 2011

번역가가 꿈? 배고파도 즐거울 수 있나요?

' 번역가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느냐'는 문의 메일이 해가 갈수록 늘어난다. 친구의 친구의 딸이 혹은 사돈의 팔촌의 아들이 번역을 하고 싶어하는데 다리를 놔달라는 부탁도 들어온다. 중학교 때 번역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메일을 보내던 친구는 지금 고3이 되었는데 부모님이 번역가 되는 걸 반대한다고 하소연한다. "학교 다닐 때부터 선생님 독자였는데요, 저도 꿈이 번역가가 되는 거였어요"라고 말하는 편집자도 종종 만난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장래 희망'에서 50위 안에도 들지 않았을 '번역가'라는 직업이 어쩌다 이렇게 인기(?)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을까. 번역가가 되면 돈을 잘 벌 것 같은가? 못 번다. 물가는 고공행진을 벌이지만 번역료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번역가가 되면 작업시간이 자유로우니 여행 가고 싶을 때 훌쩍 떠날 수 있을 것 같은가? 못 간다. 마감이란 괴물이 젖먹이 어린 자식처럼 발목을 잡는다. 여행은커녕 친구 만나기도 쉽지 않다. 번역을 시작하면 일이 끊임없이 들어올 것 같은가? 안 들어온다. 여느 프리랜서들이 다 그렇지만 다음 일 걱정하지 않게 될 때까지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을 하고 싶은데요' 하는 메일이 오면 긍정적인 답을 줄 수가 없다. 그저 '벌이가 신통찮은 남편이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 주례처럼 '언제 빛을 볼지 모르지만 최저생계비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가요?'라는 질문만 던질 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의 직업이지만 후배들한테는 선뜻 권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02/2010090202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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